인생은 바람 같은 것이지요. 다 바람 같은 것,
뭘 그렇게 고민하나요.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지요.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일뿐.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
폭풍이 아무리 세도, 아무리 지독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비바람만 맴돌지요.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 것이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이지요.
가을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을 떨어뜨리듯
덧없는 바람 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요.
어차피 바람 같은 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나요.
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하나요.
다 바람이지요.
그러나 바람 자체는 늘 신선하지요.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가는 게 좋아요.
무거운 짐은 결국 마음속에 있지요.
그걸 털어 깃털처름 가볍게 날려버리면 쇠절구 같은 운명도,
죽음의 왕도 우릴 보지 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