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살의 소녀 만사는 어렵게 보석점에서 판매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크리스마스에 한 남자가 보석점을 찾아왔다. 그는 옷차림이 깔끔하고 점
잖아 보였지만, 비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가게 안에는 만사 한 사람밖에
없었다.
"어서오세요, 손님!"
신사는 부자연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만사의 눈을 황급히 피했다.
이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만사는 전화를 받으려다가 잘못해서 카운
터에 있던 상자를 쏟아 버렸다. 그 안에서 금반지 여섯 개가 떨어졌다. 만사
는 황급히 허리를 굽혀 반지들을 주웠지만 금반지는 다섯개 밖에 없었다. 만
사가 고개를 들었을 때 그 신사는 문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만사는 부드
러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손님, 잠깐만요!"
"무슨 일이죠?"
"손님, 요즘 일자리를 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아시지요?"
신사는 한참 그녀를 바라보다가 얼굴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이 아주 잘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당신을 위해 행운을 빌어도 되겠습니까?"
그는 만사와 악수를 나눈 후 몸을 돌려 문을 향해 나아갔다. 만사는 그 신
사의 그림자가 문 밖으로 사라질 때까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카운터로 돌아와 손에 쥐어진 여섯 번째 반지를 원래 위치에 되돌려 놓았다.
그리고 만사는 기도했다. '모든 사람이 다 잘되게 해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