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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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눈물 |
[
2009-02-02 11:4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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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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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에서 돌아온 친구가 한 선교사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
기를 들려주었다. 선교사는 마라케시에 도착하자마자 시 외곽
의 사막으로 매일 아침 산책을 가기로 했다. 산책 첫날 선교사
는 한 사내가 사막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았다. 사내는 귀를 바
닥에 대고 모래를 쓰다듬고 있었다.
"정신이 나간 게 분명하군."
선교사는 혼잣말을 했다.
그 광경은 매일 반복되었다. 한 달 후 사내의 괴상한 행동에
호기심이 생긴 선교사는 그 낯선 남자에게 말을 걸어보기로 했
다. 선교사는 사내 곁에 앉아 어눌한 아랍어로 더듬더듬 말을
꺼냈다.
"뭐 하시는 겁니까?"
"사막과 벗하며 그의 외로움과 눈물을 달래주고 있죠."
"사막이 울 수도 있는 줄은 몰랐네요."
"사막은 매일 울어요. 사막의 꿈은 곡식도 꽃도 심을 수 있
고, 양도 먹일 수 있는 넓은 들판이 되어 사람들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거든요."
"그럼 사막에게 말해주세요. 사막은 사막대로 쓸모가 있노
라고." 선교사가 말했다. "사막을 걸을 때면 우리가 신 앞에 얼
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되죠.사막의 모래를 바라보며 나
는 운명에 따라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지만, 동등한 사
람으로 태어난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린답니다. 사막의 지평선
에 해 뜨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평화로 가득 차오르고 창조주
께 가까워지는 느낌이지요."
선교사는 인사를 한 뒤, 일과를 수행하러 갔다. 다음 날 아침
같은 장소에 같은 자세로 누워 있는 사내를 발견하고 선교사가
얼마나 놀랐는지 상상이 가는가.
"제가 한 이야기를 사막에게 모두 전해주셨나요?"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아직도 울고 있어요?"
"저는 사막이 훌쩍이기만 해도 다 들을 수 있어요. 이제 사
막은 수천 년 동안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인 줄만 알고 신을 원
망하고 제 운명을 비관하느라 시간을 허비한 것을 뉘우치며 울
고 있어요."
"그럼 이렇게 말해주세요. 사막보다 수명이 훨씬 짧은 인간
들도 자신이 쓸모없다고 생각하면서 긴 세월을 허비한다고요.
인간은 자신의 진정한 운명을 발견하는 경우가 드물고, 신이
불공평하다고 느낀다고요. 어렵사리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발
견한다 해도 어차피 늦었다며 삶을 바꾸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고요. 사람도 사막처럼 괴로워하며 헛되이 보낸 세월을 원망하
는 편을 택하곤 하죠."
"사막이 그 말을 들을지 모르겠어요. 워낙 고통에 익숙해져
있어 다른 식으로 세상을 보긴 힘들 거예요."
"그럼 제가 언제나 희망을 잃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늘 하던
대로 하겠습니다. 기도합시다."
두 사람은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렸다. 이슬람교도인 사내는
메카를 향해. 카톨릭교도인 선교사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드렸다. 각자가 각자의 신에게. 저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르더
라도 신은 하나였다.
다음 날 같은 자리에 가보니 사내는 없었다. 그러나 그가 언
제나 쓰다듬고 있던, 젖은 모래가 보이던 자리에 샘물이 솟아
오르고 있었다. 몇 달 후 샘은 더 커졌고, 시에 사는 사람들이
그 둘레에 돌을 쌓아 우물을 만들었다.
베두인 사람들은 그곳을 '사막의 눈물이 고인 우물'이라고
부른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그 우물물을 마시면 가슴속의 고
통의 샘을 기쁨의 샘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진정한 운명을 발견하게 된다고.
-파울로 코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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